2021년 9월에 토사 레이호쿠 지역으로 이주한 스가와라 가즈히토 씨는 현지 고등학교 내에 공설한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며 지역 특산물 ‘유자’ 가공품 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본 요리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유자’를 통해 토사 레이호쿠 지역을 알리는 계기를 모색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일본 최대의 유자 생산량을 자랑하는 고치 현의 유자로 어떤 도전을 하고 있나요?
스가와라: 이 지역의 명물 ‘유자’는 현재 많은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예전부터 지역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재배하던 유자 나무가 많았는데, 주민들의 노령화로 방치되어 황폐화되어 가고 있거든요.
유자 나무는 대부분 경자동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자갈길을 따라 길 끝까지올라가면 나타나는 삼나무 숲 속에 자리하고 있어 고령의 주민들은 작업을 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지난 번에도 아는 할머니가 소유한 유자 나무의 수확을 도와드렸습니다. 다 자란 유자를 수확할 사람이 없으니 마음껏 가져가라고 하셨죠. 이와 같이 어쩔수 없이 방치된 유자 밭이곳곳에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상당량의 유자 껍질이 그대로 폐기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유자의 과즙은 생선구이등 요리에 사용하거나 술에 섞어 마시지만, 껍질은 일부 소량만이 비료로 사용될 뿐, 대부분 버려지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폐기되던 유자 껍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생각해 낸 것이 껍질에서 오일을 추출하는작업입니다. 유자 껍질의 울퉁불퉁한 부분에는 향기 성분이 응축되어 있고, 그 중 유자에만존재하는 'Yuzunone'라는 독특한 향기 성분은 50m 규모 수영장에 한 방울만 떨어뜨려도 그 향기가 계속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 성분을 채취하기 위해 수증기 증류법을 선택하였고, 증류 기계 장치를 설치하기 위한 자금 수십만엔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마련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수증기 증류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큰 냄비에 물과 자른 유자를 넣고 끓입니다. 특수하게 제작된 냄비 뚜껑에는 유리관이 설치되어 있어 그 유리관을 통해서 향기 성분이 포함된 수증기가 나옵니다. 그것을 냉각수로 식혀 수증기를 액체로 변환시킨 뒤, 그 성분 만 추출하여 플로랄 워터와 에센셜 오일을 채취하게 됩니다.
총 껍질 중량의 0.3% 정도 양의 에센셜 오일이 채취됩니다. 어젯밤 10시간 이상 작업하여채취된 분량이 겨우 이 작은 병에 들어 있는 정도입니다.
현재는 크라우드펀딩의 답례품으로 유자 오일을 이용한 아로마 향초와 아로마 왁스, 향 주머니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아직 상품화 되지 않아 판매할 단계는 아니지만 미력하나마 유자 껍질의 활용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의미있고 좋은 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그런데 토사 레이호쿠 지역 출신이신가요?
스가와라: 저는 카나가와 현 출신이고 일본정부에서 추진하는 '지역 활성화 협력대'라는제도에 참가하여 임기 3년으로 2021년 9월 이곳으로 이주해 왔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업무는 이 지역 레이호쿠 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공설 학원에서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입니다. 학교 측에서 무료로 학원을 개설해서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향상시키고 진학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 학생은 물론, 지역 외 학생까지 유치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목적도 있습니다.
영어 학습에도 주력하고 있어 외국인 교사가 상주하고 있으며, 특별활동 중 하나인 카누 부는 2006년에 카누 스프린트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전 세계 챔피언 Lajos Gyokos 씨가 코치를 맡아주고 있습니다. Gyokos 씨는 일본어를 전혀 못해 바디 랭귀지로 가르치고 있답니다(웃음).
--- 토사 레이호쿠 지역에 와서 좋았던 점이 무엇인가요?
스가와라: 공기가 너무 맑다는 점입니다. 저녁 9시 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밤 하늘을 쳐다보면 별들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도쿄 시부야에서 근무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인생이 180도 바뀌었지요.
4월 하순이 되면 드넓은 논에 물이 가득 차 있는 모습도 근사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논에 고인 물위로 선명하게 비추어진 구름이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물이 너무 맛있죠.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도 너무 맛있어서 항상 벌컥벌컥 들이킨답니다.(웃음). 카누 부 학생들은 목이 마르면 시냇물을 그대로 마신다고 합니다.
이 지역의 맑은 물을 체험하고 싶다면 아메가에리 폭포(アメガエリの滝 )를 추천합니다. 고치 현의 맑은 물을 대표하는 시만토 강이나 니요도 강 보다 저는 이 지역 물이 더 맑고 깨끗하다고 생각합니다.
--- 추천하는 음식점이 있나요?
스가와라: 아침식사는 【뮤직카페 카논 (Music café かのん)】 을 추천합니다. 산 속에 자리한 2층짜리 목조 건물의 카페로 아름다운 대자연과 함께 식사를 즐딜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일식 세트메뉴와 이 지역 잼을 사용한 토스트 세트가 맛있습니다.
저녁식사는 【이자카야 리구루(居酒屋りぐる)】 를 추천하고 싶네요. 주인방이 직접 고치 어항까지 가서 공수해오는 신선한 생선과 해산물 메뉴가 일품입니다.
--- 끝으로 향후 전망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스가와라: 제가 이곳에 온 목적은 제가 하고 싶었던 '교육'에 참여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학생들과 교류하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대도시에 비해 교육 정보가빈약하여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이 지역 학생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알려주고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에게 여러가지 지식을 가르치면서 제 자신이 그럴 자격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의문과 불안한 기분이 들어 자기 개발 및 다양한 활동에 더욱 노력하게 되었고 그 영향으로 유자 껍질을 재활용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가며 창업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세상 공부를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